회장인사말
한국구약학회

한국구약학회를 방문하신 모든 분을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환영합니다.
본 학회는 1961년 창립 이래 말씀 연구의 깊이를 넓히고, 그 진리가 교회와 사회 속에서 살아 움직이도록 섬겨 온 신학·학문 공동체입니다. 오늘 우리는 포스트모더니즘 이후 인식론적 다원주의가 확산되고, 전통적인 연구 패러다임이 변화하며, 인공지능(AI)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는 등 구약 성서학을 둘러싼 새로운 환경 속에서 학문의 기초와 책임을 다시 성찰해야 하는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구약 성서는 고대 이스라엘의 역사적·사회적 맥락에서 탄생한 텍스트이지만, 그 안에는 시대를 초월하는 정의와 사랑의 가치, 약자를 보호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깊은 뜻이 담겨 있습니다. 미래의 구약학은 이러한 가치 위에서 해석자의 전제와 편견을 스스로 점검하며, 성서가 폭력이나 배제를 정당화하는 방식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책임 있게 연구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AI 시대의 도래는 텍스트 분석, 사본 비교 및 자동화된 본문 비평, 고고학·문헌학 자료와 같은 방대한 역사 자료 처리, 역본 간 의미와 번역 편향 분석, 해석자의 무의식적 전제와 문화적 배경을 점검하는 해석학적 편향 탐지, 그리고 문체·어휘 기반의 편집층 분석 등 성서 연구 전반에 걸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AI는 인간 해석을 대체하는 도구가 아니라, 우리의 이해를 확장하고 점검하는 동반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본 학회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국적 구약학’의 고유한 목소리를 세우며, 세계 학계와 교회, 그리고 다음 세대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성실히 감당하겠습니다.
말씀을 사랑하시는 모든 분 위에 하나님의 헤세드와 샬롬이 늘 함께하시어, 그 삶과 연구가 풍성한 열매 맺기를 기도합니다
한국구약학회 회장 기민석